강원도 겨울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은 따뜻한 밥상에 있습니다. 속초의 황태구이, 춘천의 막국수, 평창의 곤드레밥까지 추운 계절을 녹이는 강원도의 대표 맛집을 소개합니다.

속초 겨울의 상징, 황태구이의 진한 풍미
겨울이 찾아오면 강원도 속초의 바다는 차가운 바람으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온기가 숨어 있습니다. 속초의 겨울은 황태로 대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황태는 한겨울의 눈과 바람 속에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특별한 식재료로, 강원도의 자연이 빚어낸 겨울의 선물입니다.
속초의 덕장에서는 황태가 길게 매달려 바람에 말라갑니다. 그렇게 건조된 황태는 향긋하고 부드러우며, 양념이 잘 배는 특징이 있습니다. 황태구이는 물에 불려 부드럽게 만든 황태에 간장 양념이나 고추장 양념을 골고루 스며들게 한 뒤 노릇하게 구워내는 요리입니다.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 속살은 촉촉하고, 황태 특유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집니다.
황태구이는 단순히 생선을 구운 음식이 아니라 겨울철 속초의 정취를 담은 한 그릇의 문화입니다. 따뜻한 밥 한 숟가락 위에 황태조각과 매콤한 양념을 올려 먹으면, 입안에서 짭조름함과 달큰한 풍미가 어우러집니다. 여기에 된장찌개 한 숟가락을 곁들이면 그야말로 겨울 속초의 맛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속초에는 ‘황태명가’, ‘덕장집’, ‘황태고을’ 등 황태 전문점이 많습니다. 이곳에서는 황태구이 외에도 황태해장국, 황태강정, 황태조림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황태해장국은 깊고 진한 국물에 부드러운 황태살이 듬뿍 들어 있어 속을 편안하게 덥혀줍니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은 여행의 피로를 단번에 녹여줍니다.
황태구이는 겨울 바다의 향을 품은 음식으로, 속초 여행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대표 별미입니다. 눈 내리는 겨울날 황태구이 한 점과 따뜻한 밥 한 숟가락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강원도의 겨울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 됩니다.
춘천 막국수와 감자전, 겨울에도 변함없는 인기
춘천은 막국수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막국수는 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겨울철에도 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을에 수확한 메밀은 겨울이 되어 숙성되면서 고소한 풍미가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춘천의 겨울 막국수는 여름보다 훨씬 부드럽고 진한 맛을 냅니다.
춘천 막국수의 면은 메밀 함량이 높아 거칠지만 부드럽게 끊어지는 식감이 특징입니다. 새콤달콤한 육수와 김치국물이 어우러져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합니다. 겨울철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한 젓가락 먹을 때마다 메밀의 고소한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막국수를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메뉴가 바로 감자전입니다. 강원도 감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분이 많고 단단하여 전으로 부쳤을 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습니다. 막국수 한 젓가락과 감자전 한입을 함께 먹으면 고소함과 쫄깃함이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춘천에는 오랜 전통을 가진 막국수 전문점들이 많습니다. ‘남춘천국수집’, ‘봉의동막국수’, ‘메밀막국수촌’ 등은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대표 맛집으로 꼽힙니다. 이곳에서는 막국수뿐 아니라 감자전, 편육, 도토리묵무침 등도 함께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따뜻한 동치미 국물이나 육수를 함께 내어줍니다. 차가운 막국수와 따뜻한 국물이 함께 어우러질 때 그 풍미는 더욱 깊어집니다.
춘천의 막국수는 단순한 지역 음식을 넘어 강원도 사람들의 소박한 삶과 정성을 담은 음식입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한 그릇의 막국수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평창과 강릉의 겨울 밥상, 곤드레밥과 초당순두부의 따뜻한 조화
평창과 강릉은 강원도에서도 겨울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입니다. 눈 덮인 산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향토의 맛이 살아 있는 음식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곤드레밥과 초당순두부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겨울 별미로 손꼽힙니다.
곤드레는 해발이 높은 산지에서 자라는 산나물로, 향긋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건조한 곤드레를 불려 밥과 함께 짓는 곤드레밥은 은은한 향이 밥알에 배어 고소한 풍미를 냅니다. 짭조름한 간장 양념장과 함께 비벼 먹으면 그 구수함이 배가됩니다.
평창에서는 곤드레밥 외에도 감자옹심이, 메밀전병, 더덕구이 등이 인기가 많습니다. 감자옹심이는 쫄깃한 감자 반죽과 따뜻한 국물이 어우러져 겨울철 속을 따뜻하게 녹여줍니다. 특히 눈 내리는 평창의 겨울 풍경 속에서 먹는 감자옹심이는 소박하지만 깊은 만족감을 줍니다.
강릉으로 내려가면 초당순두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초당순두부는 소금 대신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만든 강릉의 전통 음식입니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따뜻한 순두부국은 속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겨울철 차가운 바람에 언 몸을 순두부 한 그릇으로 녹이는 그 순간은 강원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
또한 강릉에는 초당순두부 거리뿐 아니라 커피 거리와 함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현대적인 음식점도 많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식도락 여행을 원한다면 평창과 강릉은 최고의 선택지입니다.
강원도의 겨울은 차가운 눈과 바람만 있는 계절이 아닙니다. 황태구이의 깊은 풍미, 막국수의 고소한 메밀향, 곤드레밥의 따뜻한 구수함이 어우러진 계절이기도 합니다. 강원도의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자연과 사람의 삶이 녹아든 이야기입니다.
속초의 바다, 춘천의 산골, 평창과 강릉의 들판에서 만나는 음식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한결같이 따뜻한 정을 품고 있습니다. 겨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강원도의 맛있는 밥상 위에서 몸과 마음을 모두 녹여보시기 바랍니다.